"사고가 없다 = 안전하다" 라는 등식은,
안타깝게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
보안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 "우리 회사는 사고가 난 적이 없는데, 이 정도면 보안적으로 훌륭한 회사 아닙니까?"
칭찬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 질문에 마음 편히 "네, 맞습니다!" 라고 답할 수 있는 보안 담당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이 말이 사실일 수 있는 경우는 딱 두 가지입니다.
1️⃣ 정말로 사고가 난 적이 없거나
2️⃣ 사고가 났는데도 모르고 있거나
문제는, 이 둘을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안은 처음부터 불공정한 게임입니다
정보보안은 근본적으로 공격자가 우위를 점하는 비대칭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어자는 모든 진입 경로와 자산을 빠짐없이 보호해야 합니다. 단 한 곳이라도 구멍이 있으면 안 됩니다. 반면 공격자는 단 하나의 취약점만 찾아내면 됩니다.
100개의 문을 다 잠가야 하는 사람과, 그중 하나만 열려있어도 되는 사람의 싸움.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보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고를 "알 수 있는" 경우와 "모를 수밖에 없는" 경우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랜섬웨어 감염이나 DDoS 공격처럼 시스템이 마비되거나 눈에 띄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사고는, 별도의 정교한 모니터링이 없어도 비교적 쉽게 감지됩니다. 화면에 랜섬웨어 안내문이 뜨거나, 서비스가 다운되니까요.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공격자가 직접 협박을 해오거나, 유출된 데이터가 다크웹에 올라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알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회사의 개인정보가 어딘가에서 어떻게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을지,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그래서 투자가 중요합니다
막는 것만큼 중요한 게 탐지입니다.
공격 시도와 개인정보 탈취 흔적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사고가 없다"는 말은 그저 "모르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이 흐름은 법적으로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유출이 확정된 경우뿐 아니라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정보주체에게 통지하도록 변경됩니다.
이건 결국 "탐지 체계가 없으면 법적 의무도 지키기 어렵다" 는 의미입니다. 탐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대한 투자, 이제는 선택이 아닙니다.
결국은 사람 - 거버넌스의 중요성
기술적인 투자만큼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거버넌스(Governance) 입니다.
아무리 좋은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면 내부 임직원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의도적인 유출이든, 단순한 실수든 결국 사람을 통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버넌스를 적절히 구축하고, 그 거버넌스에 맞춰 사람과 시스템을 함께 통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술만으로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보안은 돈을 벌어다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보안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적어봅니다.
보안은 회사에 직접적인 매출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적절히 구현된 거버넌스와 통제 환경에 대한 투자는, 사고 발생 시의 손실, 신뢰도 하락, 법적 제재 비용을 고려하면 투자금 이상의 가치를 회사에 가져다 준다고 확신합니다.
"사고가 없다"는 말이 진짜인지, 아니면 그저 "아직 모르는 것"인지 - 한 번쯤 진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 정보보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스타트업, 보안에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 라고요? (0) | 2026.06.28 |
|---|---|
| 🛡️ 국산 보안 솔루션, 솔직하게 이야기해봅시다 (0) | 2026.06.10 |
| 🔌 망분리, 꼭 필요한 걸까요? (0) | 2026.06.08 |
| 🛡️ ISMS 인증, 받으면 보안이 완벽해지는 걸까? (1) | 2026.01.20 |
| 🔐 보안 사고의 책임은 정말 담당자에게 있을까? (0) | 2026.01.11 |